2025년 1분기 알리바바는 바이트댄스·텐센트와 함께 엔비디아 H20 칩을 합산 160억 달러 이상 선주문했다. 4월에 미국이 H20에 수출허가제를 걸자 이 주문은 사실상 막혔고, 알리바바는 자회사 T-헤드의 자체 칩으로 대체를 서두르며 3년간 3,800억 위안의 AI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다. 그 뒤 1년여, 이 사슬의 수익률 분포는 뚜렷한 방향을 보여준다. 돈을 쓰는 쪽은 내렸고, 그 돈을 받는 쪽이 올랐다. 알리바바는 2026년 -24%인데, 장비의 나우라가 +69%, AMEC이 +86%, 설계의 캄브리콘이 +66%, 메모리·니어메모리의 기가디바이스가 +95%다.
규제가 만든 강제 전환
수출규제는 수요를 없애지 않았다. 수요를 수입에서 자급 투자로 강제 전환시켰다.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으니, 클라우드의 칩 예산이 국산 설계(캄브리콘·하이곤·T-헤드), 국산 파운드리(SMIC·화홍), 그리고 그 팹을 채울 국산 장비(나우라·AMEC)로 내려간다. 화홍이 2025년 +412%로 폭발한 뒤 2026년 +59%로 이어지고, SMIC이 2024년 +170% 이후 2026년 +5.6%로 먼저 식은 것은, 이 사슬 안에서도 전파가 파운드리에서 장비로 한 층씩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.
이 구도는 미국이 2023~24년에 보여준 것과 같다. 그때도 AI에 돈을 쓰는 하이퍼스케일러보다 그 지출을 받는 엔비디아와 공급단이 먼저 올랐다. 중국판의 차이는 방아쇠가 시장이 아니라 규제라는 점, 그래서 시계가 정책 일정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.
이 시계의 리스크
강제 전환의 약점은 효율이다. 국산 대체 칩의 성능이 H20급이라는 보도가 맞더라도,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수율의 격차는 수익률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변수다. 그리고 규제가 완화되는 순간 이 시계는 거꾸로 돈다. H20급 공급이 재개되면 자급 프리미엄이 빠지는 쪽부터 되돌림이 올 것이고, 그 첫 후보는 밸류에이션이 가장 앞서 나간 설계층이다. 반대로 규제가 더 조여지면 다음 전파는 아직 덜 오른 소재·부품층으로 내려간다.
지금 시점의 요약은 이렇다. 중국 AI 사슬에서 확실한 것은 클라우드의 실적이 아니라 클라우드의 지출이고, 그 지출이 정책에 의해 국내로 고정돼 있다는 사실이다.